Emperor’s New Clothes의 패러디물.옛날 옛적에 옷이 없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옷이 없다니 정말 현명한 일이었지요. 빨래 해서 다리고 피고 개고 넣었다 입었다 벗었다 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 시간에 더 중요한 일을 했으니 햇살 아래서 나무를 타고 물구나무서고 춤을 췄습니다. 벌거벗고 있으니 크고 작고 가난하고 부유하고 간에 모두들 똑 같아 보였고 그 나라 임금님도 왕관이랑 멋진 옷이 없으니 보통사람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웃으며 보냈는데 모든 일들이 하나같이 웃겼기 때문이죠. 심지어 엄격하신 교장선생님도 벌거벗고 계시니 뭐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거든요. 여름 내내 이처럼 행복한 나라가 없었지요. 그런데 겨울이 오면, 문제가 달라졌습니다. 차가운 북풍에 사람들의 엉덩이는 모두 새파랗게 질렸고 피부는 소름이 돋았으며 코는 콧물이 흐르고 얼어서 빨개졌습니다. 다들 침대에서 나오기 싫어 했고 항상 부들부들 떨면서 지냈습니다. 이러던 어느 겨울날 왕의 궁전에 우스꽝스럽게도 옷을 잔뜩 껴 입은 “Taylor”라는 뭔지 모를 직업을 갖은 사람 두 명이 찾아왔습니다. 그러고는 따뜻하지만 입어도 안 보이는 옷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바보 눈에만 보인다 네요. 임금님은 마법의 속옷을 비싼 가격에 주문하지요. 그래서 임금님은 새 속옷을 입고 거리 행진을 하는데… 이처럼 벌거벗은 채로 행복한 나라에 침범한 옷들. 사람들은 이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